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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사진전 - 결혼식 풍경

김영태

아이러니한 결혼식 풍경을 재현하다

박정훈 사진전 'Inside Ceremony' 리뷰


사진은 오래전에 회화가 했던 기록매체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지만, 형과 색의 유희를 보여주는가 하면, 감정의 편린을 형상화하기도 한다. 또한 동시대의 특정한 사회문화적인 현실을 명료하게 시각화해 동시대를 반영하는데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함축적으로 특정한 현실을 보여주므로 긴장감이 느껴지게 현실을 반영하는 매체가 바로 사진이다.

결혼제도는 개인과 개인의 약속이기도 하지만, 집안과 집안의 만남이기도 하다. 그만큼 중요하고 엄숙한 일이므로 내용 못지않게 형식도 중요하게 여긴다. 한국사회는 서구화과정을 거치면서 관혼상제(冠婚喪祭) 중에 하나인 결혼식이 서구화된 지는 오래됐다.

하지만 결혼식을 중요하게 여기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는 것은 변함이 없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엄숙하고 신성해야할 결혼식이 지나치게 형식화되어 그 본래의 의미가 퇴색되어 가고 있어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번에 갤러리 류가헌에서 열린 전시는 결혼식장 풍경을 찍어 동시대 결혼식의 아이러니한 모습을 환기시켜준다. 작가가 관심을 갖고 찍은 결혼식장 풍경은 엄숙하기 보다는 블랙코미디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작가는 결혼식장을 찾은 하객들의 무표정한 모습, 무표정한 혼주들의 모습, 결혼식장 한쪽 모퉁이에서 돈을 세는 사람의 모습 등 결혼식장에서 만난 이런 저런 장면을 찍었다. 그리고 음료수가 놓여있는 결혼식 피료연장 테이블도 찍었는데 엄숙한 느낌과는 거리감이 있어 보인다.

이번에 전시한 작품들은 결혼식장의 리얼한 모습을 사실적으로 재현해 진폭이 느껴지는 동시대적인 기록물 그 자체이다. 작가가 순간적으로 발생한 상징적인 장면들을 효과적으로 포착해서 폭 넓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결과물이 생산됐다.

그리고 너무나도 거두절미하게 현실을 재현해서 작품 한 장 한 장이 감상자들에게 주제를 명료하게 전달한다. 가벼운 스냅촬영같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작품마다 주제를 상징하는 장면들이 담겨져 있어서 가볍기보다는 진지하게 현실을 풍자한다.

너무나도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장면들이라 오히려 비현실적인 요소가 느껴지기도 하고, 텔레비전 시사보도프로그램의 자료화면 같이 보여지기도 한다. 동영상과 같이 연속적인 화면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작품마다 많은 이야기가 알레고리적으로 담겨있어 작품의 완성도를 뒷받침한다.

이번에 작가가 발표한 작품들은 신성하고 엄숙해야하고 신랑, 신부에게는 행복 그 자체가 되어야 할 결혼식의 또 다른 모습을 환기시켜주고 있다. 돈이 오가고, 축하객과 혼주들의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경직되어 있는 것이 '결혼식의 서글픈 풍경' 그 자체를 명료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현대사회는 자본주의 사회이다. 말 그대로 사회 곳곳을 자본이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경박하고 자본화된 동시대 현대사회의 특정한 단면을 환기시켜주는 전시이다.

2010_0831 ▶ 2010_0905 / 월요일 휴관
류가헌_ryugaheon
서울 종로구 통의동 7-10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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